욕실 누수 원인

얼마전 이사를 했습니다. 잘 살고 있는 전셋집에서 주인 할머니가 들어와서 살겠다고 나가 달라고 하시더군요.

계약기간이 11개월쯤 남았지만, 이사비를 주신다기에 다른 집을 알아 보다가, 전세 구하기도 힘들고, 이젠 이사 다니기도 지쳐서 그냥 대출내어서 집을 사기로 했습니다.

좋은 신축 아파트로 이사가면 좋겠지만, 그럴 형편은 안되고, 지금 살던 아파트도 마음에 들어서, 오래된 아파트지만 이 단지에서 집을 알아 보고, 싼 가격에 올라온 매물을 잡았지요.

문제는 집이 너무 낡아서 인테리어 공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기왕에 고치는 것 이쁜집에서 마음 편하게 살아보자 해서 모든 것은 집사람 취향대로 일임했는데, 단 하나 집사람과 의견차이 나는 부분이 욕실에 욕조를 설치하는 문제였습니다.

노천탕을 좋아하는 내가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목욕탕을 못가니, 집에 욕조를 설치하자고 강력 주장하여 결국 작고 아담하긴 하지만 욕조를 설치한 내 꿈의 욕실을 만들었었지요.

욕조를 보니 어찌나 반갑던지.

이사를 마친날, 긴장이 풀리며 피로가 몰려 오더군요.

이젠 따뜻한 물에 담구며 피로를 풀어야지 하고 기대하던 반신욕을 즐기고 나왔습니다.

기분좋게 새로운 집에서 하루를 보낸 다음날 아랫집에서 아주머니가 올라 오셨습니다.

욕실에 누수가 있는것 같다고 하시는 겁니다.

헉! 분명히 인테리어 하는 사장님에게 방수 신경 써 달라고 말했고, 방수를 철저히 하셨다고 했는데, 너무 당황 스러웠습니다.

일단, 아래층에 내려가서 욕실 천장의 뚜껑을 열어 보니 누수의 흔적이 보입니다.

배수구 옆으로 누수의 흔적이 보이는 군요.

만져보니 축축했습니다.

일단 인테리어 업체에 전화를 하고, 인테리어 업체에서는 원인을 찾아서 해결하겠다고 했습니다.

저도 이대로 맡겨 두기 보다는 나름 공부를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을 올려 보고자 합니다.

먼저 욕조의 구조를 알아봤는데요.

저는 욕조가 욕실 바닥에 붙어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가 않더군요.

그럼, 욕조는 어떻게 설치되어 있을까요?

욕조 밑에 받침대 역할을 하는 돌이 있고, 밑에 바닥까지는 빈 공간이더라구요.

그리고, 욕조와 배수구를 연결하는 배수관이 있구요.

원래는 위의 그림처럼 물이 배수관으로 잘 내려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경우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이 배수관 연결이 잘못되거나 배수관이 막히면, 물이 제대로 내려가지 못하고 욕조 옆의 빈공간에 차게 됩니다.

저희 집 같은 경우 처음에 업체에서 오신 분은 물이 많이 새지는 않으니, 물새는 밑으로 통을 받쳐서 그 물을 관으로 연결하겠다고 하시더라구요.

하지만, 그건 아니죠. 물이 새는데 원인을 놔두고, 임시 방편으로 문제를 덮는다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거라 생각한 저는 문제의 원인을 잡아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습니다.

배수관이 샌다면, 배수관을 고치고, 방수가 잘못되었다면, 방수를 새로 해야겠지요.

결국 욕조옆 타일을 뜯어서 원인을 찾게 되었습니다.

새로 리모델링 한 욕실 타일을 뜯어야 하다니, 마음이 아프더군요.

타일을 뜯은 구멍 속을 보시면 욕조가 들려 있는 것이 보일 겁니다.

아니나 다를까 바닥이 물에 젖어 있더군요.

이럴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결국 답을 찾았는데, 문제는 배수구가 막혀 있더라는 겁니다.

무슨 이유인지, 배수구에 큰 돌이 끼어 있어서 물이 잘 못내려가고 역류 하더군요.

베수구에 막힌 이물질을 제거하니, 물이 잘 빠지고, 욕조 밑으로 물이 고이는 일 없이 누수를 해결했답니다.

참, 계량기의 별침도 살펴보고, 별침의 움직임이 없어서 직수 문제는 아닐거라 생각했어요.

다행히 인테리어 업체에서 타일까지 다시 잘 붙여주고, 누수도 해결해 주었습니다.

혹시 욕실에 누수가 발생했는데, 원인을 찾고 계신다면, 이런 현상도 있다는 것을 참고 하시면 좋겠습니다.

모두가 누수 걱정 없이 행복한 반신욕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